무려 6월 6일, 5개월도 더 지난 전시를 올린다.
네이버 예약으로 1인 예매. 자고로 전시는 혼자 봐야..
서울숲역 디뮤지엄에서 열렸다. 무료전시 굿
지하층에 주차하고 매표소에서 티켓을 교환 후 1층에 입장 줄을 섰다. 전시장 내 인원조정때문에 웨이팅이 꽤 있었다.,
에르메스의 첫걸음을 설명하는 글.
에밀 에르메스가 20세기 초 남미 여행 후 오뜨 아 크루아(The Haut a Courroies)를 구상함으로 시작됐다.
기존에 알던 지식으론 승마용 안장을 만들며(가죽공예의 기본인 새들 스티치가 이 Saddle!) 성장했다고 알고있었는데, 안장 뿐만 아니라 승마용 가방, 부츠, 채찍 등 여러가지 마구용품을 다 만들었구나.
여러 용품을 담을 수 있는 러기지 형태의 가방과 같은 효율성의 추구와, 우아함에 대한 열망을 담은 에르메스는 기존 마구용품, 가죽제품 제작자들에게 큰 영감과 전환점을 제시했다고 한다. 역시 내츄럴 본 럭셔리.
전시장의 크기는 밖에서 볼 때 가늠이 잘 되진 않았지만, 사전에 들은걸론 꽤 금방본다고 했다. 무료전시니 이게 어디야.
초입의 벽면에는 에르메스의 역사, 시기별 행보 등 글이 적혀있었고, 유리장에 가방과 설명문을 볼 수 있었다.
입장 문에 가장 가까운 레인은 에르메스의 초창기 제품들이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현대에 가까운 제품들이었다.
조개형태 저 모양을 요즘처럼 물성형 몰드를 제작해서 만든건가? 100년도 전에..? 잘 모르겠다.
러기지백엔 에르메스의 스테디셀러 버킨백의 디테일들이 보인다.
당연한 거지만, 제품들이 유리장 안에 있어서 사진에 온전히 담기지 않는게 아쉽다 ㅠ
저 말안장 이전에는 어떤 형태로 만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수납성을 중시하는 테크웨어를 좋아하는 나로서 완전 취향.
말안장에 수납을 결합한게 에밀 에르메스가 처음이라면.. 정말 지금까지 인정받는 명품이 된 이유를 알겠다.
오른쪽의 트렁크백은 윗부분은 가죽손잡이와 패브릭외피, 밑부분은 단단한 목재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을 다시 봐도 여러 소재를 믹스하는 감각과 실용성을 생각하는게 천재의 경지라고 생각된다.. 특히 상단부는 핸드백 형식으로 오픈할 수 있고, 하단부 트렁크는 보물상자 열듯이.. 저 구성을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물론 좀 무겁겠지?)
모자도 가방도 패턴제작부터 다 해본사람으로서.. 모자가 정말 생각보다 매우 어려워 살짝 놓게됐는데.
한번쯤 유행해도 좋다고 생각될 만큼 유려한 디자인이고 완벽한 만듦새이다.
초창기 작품들을 지나서 좀 더 보관상태가 좋아보이는 가방들이 등장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다양한 색감, 복잡해진 형태의 금속장식과 가방의 크기이다.
확실히 이 시기부터는 최상위층 여성들의 명품브랜드 가방이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지금 가방을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중 하나가 여러 잠금장식들의 결합방식과 순서, 배치 등인데
이 당시의 에르메스 제품들이 현재까지 적절한 위치와 방식들에 영향을 주고있는 것 같다.
최근에 나오는 가방에서도 저 H장식은 가끔 쓰이는거 같은데.. 아님 다 빈티지인가.??
저 당시엔 소가죽에 악어무늬를 찍는 기술은 없었을 테니 악어를 잡아서 염색하는 노력을 생각하니,, 가격이 얼마일지..
가방에 시계가 달린건 처음보는 것 같다. 요즘에야 핸드폰시계를 보니 그냥 사치품의 개념이 강하지만, 저땐 엄청난 효율성을 가진 혁신적인 제품이었을 것 같다.
세일러백은 요즘 편하게 많이들 드는 버킨백의 형태이다. 저 아일렛과 끈으로 여며 주름잡는것도 에르메스가 처음인가?
클러치백은 악어가죽과 쎄무를 조합한 외피에 자수를 새겼다. 완벽한 대칭이면서 볼록한 보강재가 들어간 핸들도 킬링.
왼쪽은 이 전시장에서 유일하게 본 백팩형태. 누가 봐도 농구공.
오른쪽 가방은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가방이라고 해도 믿겠는 ㅋㅋㅋ 스포티한 디자인.
유리장에 전시된 가방들은 여기까지. (많았지만 내가 사진찍은건..)
입장할 때 꽤 넓다고 생각했는데, 끝 벽면이 통 거울이라 두배로 넓어보인 거였다,.ㅎ
그런데 이게 전시 끝이 아니고, 우측으로 가니 아트월들이 있었음
새들스티치 길을 지나 다음 파트로 가니
암실에 조명이 천천히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고 6개 정도의 미니백들이 있었다. 찍기 어려웠음!!
이렇게 따로 배치해놓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단단하게 잡힌 형태, 스크래치도 안보이는 보관상태, 처음 보는 신기한 모양의 장식들이 내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암실을 나오니 이제 마지막 파트같았다. 유리장속 가방들은 이제 거의 근현대에 제작된, 그중에서도 개성이 뚜렷한 제품
비행기모양 클러치도 귀엽고.. 디즈니와 콜라보한듯한 미키마우스 가족도.
오른쪽 빅사이즈 백은 주로 전투기에 그려지는 문양인데 내가 좋아했던 때가 있어서.. 군인들을 위한 가방이었을까?
주문제작된 특이한 소재의 켈리백들.
왼쪽은 공작깃털, 오른쪽은 홍학깃털이라고 한다 ㄷㄷㄷ..
누가 이렇게 주문제작하지? 했는데 주로 에르매스 매장 윈도 디스플레이용이라고 ㅋㅋㅋ
역시 윈도 디스플레이용으로 주문제작된 타조가죽과 시퀸(스팽글)로 제작된 버킨백.
오른쪽은 2019년 컨템포러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버킨백. 매트 엘리게이터와 다양한 카프스킨으로 제작. 건물 모양
엄청 크고 뚱뚱한 보아뱀을 통째로 포떠서 만든 듯한 놀라운 켈리백..
우측은 2018년 컨템포러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귀여운 말 모양 미니백.
2000년, 에르메스 크리에이션 아카이브에서 선보인 켈리 Doll. 캐릭터화 한듯 한 인형백.
1980년경, 에르메스 크리에이션 아카이브, 캔넬 백. 정말 개집으로 썼나?? 완전 왕궁이네..
1988년 에르메스 크리에이션 아카이브, 악어 타조 스웨이드 등 다양한 동물과 색감, 패턴, 핸들과 잠금장식 등 모든것이 특이하고 재밌다,, 하지만 들고다니진 못할듯.. ㅎ
2018 컨템포러리 컬렉션, Endless Road ! 색감 예쁘다. 마카쥬로 그린거여도 예쁠텐데 확대해서 보면 저 산과 길들이 모두 가죽을 재단해 덧대 스티치한거;;; 이게 장인이구나.
전시의 마지막! 회전하는 핸드백들.
전시를 기간이 꽤 지난 이후에 보러 갔기 때문에 주변에서 얘기도 조금씩 들은 상태였다.
생각보다 작고 금방 다보고 볼게 없다는 평들이 주류였는데..
나는 완전히 다른 평이다. 한국에서 에르메스 전시가 거의 없던? 걸로 아는데
명품중의 명품이라는 에르메스의 초창기 제품들부터 볼 수 있고, 보관상태가 완벽한 이 제품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귀중한 경험인지. 에르메스하면 버킨백 켈리백 스카프밖에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 실망했을 수도 있을거 같긴 하지만..(물론 나도 아는건 많지 않았다.) 내가 가방만드는 일을 하게 되서 그럴 수도 있고 ㅋㅋㅋㅋ
사고싶은 깔끔한 디자인들은 백화점 명품관 가서들 보면 될 것이고.. 개성이 특이한 제품들을 잘 골라서 가져온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더 대규모 전시였음 좋았겠지. ㅎㅎ
그래도 이정도면 내 기준엔 몇만원 내고도 봤을 것 같다. 무료로 해준것에 또한번 Th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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